히잡에 레깅스 사우디 아타르 꼴찌여도 돋보여

히잡에 레깅스 사우디 아타르 꼴찌여도 돋보여

입력 2012-08-10 00:00
수정 2012-08-1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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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여자 800m 예선이 열린 8일 런던 올림픽스타디움.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시선이 예선 6조 7번 레인에 선 한 선수에게 집중됐다.

흰색 후드(외투 등에 달린 모자)를 쓰고 녹색의 긴 소매 상의, 발목까지 내려오는 운동용 레깅스. 외부에 노출된 건 소매 위로 간신히 나온 손과 얼굴뿐인 선수.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선 사라 아타르(20)다.

아타르는 지난 3일 변형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 여자 유도 78㎏급의 워잔 샤흐르카니(16)와 함께 올림픽에 참가한 첫 사우디 여자 선수다.

경기 기록은 초라했다. 2분44초95. 예선 1위로 준결선에 오른 앨리시아 존슨(미국)에 무려 44초 이상 느린 기록이다.

그러나 기록과 예선탈락 등은 그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세계 각국에서 비난을 받을 정도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사우디 여자 육상 선수로서 올림픽 역사와 사우디 여권 신장에 한 획을 그은 레이스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타르 혼자만의 질주를 지켜본 관중들은 그녀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

아타르는 올림픽에 앞서 가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여성 최초로 올림픽 경기에 참가해 트랙을 누빈다는 사실을 큰 영광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사우디의 더 많은 여성들이 스포츠에 참여할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레이스를 마친 뒤에도 “역사적인 순간이고 잊지 못할 경험”이라며 “전진을 향한 큰 발자국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08-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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