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교육 멈춤의 날…‘연가 파업’ 긴장감 고조

오늘 공교육 멈춤의 날…‘연가 파업’ 긴장감 고조

김주연 기자
입력 2023-09-04 01:35
수정 2023-09-04 01: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방과후 대규모 집회 예고

서이초 교사 49재… 상당수 동참
당국 “학생 곁에서 학교 지켜야”

이미지 확대
멈추지 않는 교사 추모
멈추지 않는 교사 추모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최근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3일 오전 이 초등학교를 찾은 한 어린이가 추모의 글을 붙이고 있다. 전국 교사들은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사십구재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하고 방과 후 추모 집회를 연다.
도준석 기자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숨진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한 교사들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면서 교육 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가 수업하지 않고 집회에 참가하는 건 ‘불법 파업’이라며 압박했지만 오히려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상당수 교사는 연가나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추모 행동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재량 휴업을 하지 않은 학교의 상당수도 단축 수업을 하거나 합반 수업을 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공교육 멈춤의 날’인 4일 교사들은 연가나 병가 등으로 ‘우회 파업’을 하거나 전국에서 진행되는 집회 등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앞서 교육부는 재량 휴업하는 학교장이나 연가, 병가를 사용하는 교사에 대해 위법성을 판단해 징계 절차를 밟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은 각종 신고와 고소, 협박에 시달려 온 교사들의 분노에 불을 댕겼다. 서이초 교사 이후에도 교사 2명이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전날 국회 앞 집회에는 교사 20여만명이 모였다.

재량 휴업하기로 한 초등학교는 전국 6286개 학교 가운데 서이초를 포함해 30곳(지난 1일 오후 5시 기준)이다. 개인적으로 연가나 병가를 쓰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학교는 단축 수업에 들어간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교사들의 뜻에 동참하기 위해 체험 학습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학부모들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방과후 시간에는 전국에서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인 교사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국회 앞에서 추모 집회를 연다. 대전 등 각 시도교육청 앞에서도 집회가 예정된 상태다.

전국 교육대학교에서도 오후 7시부터 추모 집회가 진행된다. 교사들은 집회에 앞서 서이초를 방문해 개별적으로 추모 활동을 할 계획이다. 49재 당일 서이초 강당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추모제가 진행되고 운동장에도 시민들을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된다.

교육 당국은 ‘공교육 멈춤의 날’을 하루 앞두고 긴급 대응에 들어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현장 교원 공개토론회’에서 현장 교사들을 만났지만 여기서도 추모 행동을 허용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재범 경기 보라초 교사는 “(교육부가) 4일은 헌법과 법률로 보장된 수업일이라 했는데 연가·병가도 헌법에 보장된 권리”라며 “척박한 교육 현실을 일구는 ‘소’를 괴롭히고, 학대하고, 죽인 뒤, 고기까지 취하려고 하니 소같이 착한 선생님들이 성난 황소가 되려고 한다. 교육부가 해 줘야 할 일은 빨간 망토를 휘두르는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강주호 경남 진주동중 교사는 “교육부는 교사들을 부속품으로 여기는 게 아닌가”라며 “(집회 참석 교사를) 해임·파면한다면 동료 교사들이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했다. 장 차관은 “의도성을 가진 경우 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 것”이라면서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교권 회복 및 교육현장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연가 사용 자제 등을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교권 회복에 대한 간절함이 실현되도록 교육 당국이 앞장서겠다”면서 “선생님들은 학생들 곁에서 학교를 지켜 달라”고 밝혔다. 교육부와 법무부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 전담팀(TF)을 구성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4일 전국 각지 초등학교 교사들이 집단 연가 사용을 예고한 데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고위 당정 직후 “당은 교육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교권 회복 4법’을 포함해 교권 회복 종합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권 회복 4법은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가 지난 1일 합의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을 가리킨다. 해당 법안들은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이다.

홍국표 서울시의원 “학생·지역주민 교통복지 개선 위한 마을버스 확충 매우 시급”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국민의힘, 도봉2)은 지난 14일 효문고등학교에서 마을버스 운행과 관련한 학부모 간담회를 주선해 지역 교통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효문고 교장, 효문중 교장, 교감, 도봉구청 관계자, 지역운수업체 및 효문고, 효문중, 쌍문초 학부모 등 약 20명이 참석해 학생들의 수요가 많은 마을버스의 증차, 노선변경 및 신설 등에 대해 건의했다. 학부모들은 “인근지역 주택공급 및 개발로 효문고, 효문중, 쌍문초는 물론 덕성여대까지 교통수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길고, 무엇보다 쌍문역 같은 지역수요가 많은 교통요지와의 접근성에 문제가 많다”라며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숙원사업”이라고 적극 건의했다. 학교 측에서도 “학교 위치가 너무 외져서 기간제교사를 채용할 시 지원율이 상당히 낮고, 특히 초임교사들에게도 교통상의 문제로 출퇴근에 어려움이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학생복지뿐만 아니라 교통복지 차원에서 학교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환경 개선은 단순히 시설 확충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학할 수 있는 교통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thumbnail - 홍국표 서울시의원 “학생·지역주민 교통복지 개선 위한 마을버스 확충 매우 시급”

박 정책위의장은 “당은 선생님들의 고충을 가슴 깊이 이해하고 있고, 선생님들을 악성 민원으로부터 자유롭게 해드려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 당정에는 당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 부총리,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2023-09-04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