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파서”…전봇대 타고 올라 접지선 잘라 팔아

“배가 고파서”…전봇대 타고 올라 접지선 잘라 팔아

입력 2016-05-11 10:28
수정 2016-05-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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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생활로 배고픔에 시달리던 50대 남성이 돈을 마련하려고 전봇대를 타고 올라가 낙뢰방지용 접지선을 잘라 팔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1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모(44)씨는 지난 2월 13일 낮 강서구의 한 농로에 있는 전봇대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손에는 인근 철물점에서 산 3천원짜리 톱날이 들려 있었다.

전봇대에 듬성듬성 꼽힌 손잡이를 잡고 4m정도를 올라간 이씨는 톱으로 낙뢰방지용 접지선을 30㎝ 정도 잘랐다.

접지선에는 전류가 흐르지 않아 감전위험이 없고 잘라서 팔면 돈이 된다는 이야기를 지난해 함께 노숙하던 지인에게 들었던 터였다.

당시에는 행여 고압전선을 건드리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범행하지 않았지만, 노숙생활을 한 지 1년이 넘자 도저히 배고픔을 참을 수 없어 범행에 나섰다.

이씨는 훔친 접지선을 15만원 받고 고물상에 팔았다.

이후부터 2달 동안은 돈이 떨어질 때마다 전봇대에 올라 모두 7차례에 걸쳐 250m의 접지선을 훔쳐 팔았다.

경찰은 고물상에서 장물로 추정되는 물건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판매자를 추적해 이씨를 검거, 구속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몇 년 전 이혼하고 혼자 살다가 지난해 방세가 없어 쫓겨난 뒤로 노숙생활을 해왔다”면서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접지선 주변에 있는 고압전선에 감전되면 숨질 위험이 있는 만큼 전봇대 타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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