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죽였으니 집에 가보라” 경찰, 원룸 30대女 살인 용의자 검거.
서울 강동경찰서는 오모(37)씨를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17일 오후 3시 22분쯤 성내동의 한 빌딩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22분쯤에는 성내동 오씨의 원룸에서 여자친구인 이모(39·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력 용의자로 오씨를 지목해 추적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스웨터와 바지 등 외출복을 입고 반듯하게 이불을 덮고 누운 상태였다. 특별한 외상이나 외부 침입 흔적은 없었다.
시신 발견 전 오씨는 “내가 사람을 죽였으니 집에 가보라”고 119에 신고했다. 집 안에선 숨진 이씨의 유서와 함께 자신이 이씨를 죽였다는 오씨 메모가 발견됐다.
이씨 유서에는 “이혼할 때 받은 위자료와 전 재산을 사기로 날렸고 빚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내가 사라져야 모든 게 끝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서는 정리된 옷가지가 담긴 쇼핑백 안에서 발견됐다. 이씨는 4년 전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핑백 겉에서는 오씨가 “(이씨가) 너무 괴로워해서 죽이고 나도 따라간다”고 써놓은 포스트잇도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황상 오씨가 이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인근 폐쇄회로(CC)TV로 동선을 추적해 시신 발견 13시간 만에 성내동 빌딩 계단에 숨어있던 오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오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수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한 숨진 이씨의 시신을 부검해 목졸림이나 독극물 등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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