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호적전산화팀, 고려미술관서 ‘울산호적’ 찾아
울산대학교 울산호적전산화팀은 일본 교토 고려미술관에서 울산 웅촌면의 호구 내용이 담긴 감영(조선시대 관찰사가 직무를 보던 관아)본 울산호적 한 권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조선시대 호적 중 감영본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2012년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울산호적을 전산화하는 울산호적전산화팀은 감영본 울산호적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고려미술관을 방문, 실물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가로 26㎝, 세로 42.5㎝ 크기의 울산호적은 조선 24대 왕인 헌종 6년(1840년)에 작성됐다.
표지에는 ‘도광이십년경상도울산부경자식호적대장’이라는 제목과 함께 ‘영상(營上)’이라고 적혀 있다.
영상은 ‘감영에 있다’는 뜻이며, 호적 안에는 울산 웅촌면의 호구 사항이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 호적은 총 세 부를 작성해 해당 고을, 감영, 한성부(서울의 행정·사법을 맡아보던 관아)에 1부씩 두고 서로 대조할 수 있도록 했다.
울산호적, 단성호적, 대구호적 등 현재까지 알려진 호적은 모두 해당 고을에 두었던 것이며, 이번에 고려미술관 소장본 발견에 따라 처음으로 감영본 호적이 확인됐다.
고려미술관은 재일동포 정조문(1918∼1989) 선생이 일본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 약 1천700점을 수집해 설립한 곳으로, 정 선생은 소장품을 통일조국에 기증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종서 울산호적전산화팀장(역사문화학과 교수)은 “지금까지 발견된 조선시대 호적 중에서 유일한 감영본 호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 호적이 어떤 경위로 일본으로 갔는지 알 수 없으나, 또 다른 감영본 호적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한다”고 밝혔다.
울산호적전산화팀은 30일 울산대 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되는 ‘조선후기의 울산호적과 울산사람들’ 학술대회에서 이 호적의 발견 경위와 내용을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이 학술대회는 울산호적전산화팀이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 시작을 앞둔 시점에서 사업내용과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