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굴뚝농성 100일 이창근 “회사 입장 보여달라”

쌍용차 굴뚝농성 100일 이창근 “회사 입장 보여달라”

입력 2015-03-19 08:52
수정 2015-03-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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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마무리하는 과정”…교섭, 속도보다 자세가 중요

쌍용차 해고자 문제에 대한 사측의 대화를 촉구하며 해고자 2명이 평택공장 굴뚝에 오른 지 22일로 100일을 맞는다.

지난 11일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이 신임 사장 내정자를 만나 대화하기 위해 88일만에 굴뚝에서 내려오면서, 지금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만이 홀로 남아 굴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실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건강하게 버티고 있다”며 “벌써 100일이 다 됐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 것 같다”고 소회했다.

그는 “그동안 6차례에 걸친 노사 교섭이 진행됐지만, 사측은 주요 의제에 대해 입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착잡하다”며 “회사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보여줘야 교섭의 의지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교섭의 속도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해고자들과 성실하게 교섭한다는 것을 보여주면, 기업 이미지도 더욱 좋아져 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이 실장의 생각이다.

이 실장은 “노사가 서로 단순히 합의한다고 해서 당장 무엇인가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7년을 기다린 우리들도 이 점을 이해하고 있다. 다만 어떤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지만 공개해줬으면 하는 게 사측에 바라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농성 계획에 대해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노사 교섭 상황과 회사가 보여주는 자세에 따라 굴뚝농성이 끝날 수 있다”며 “아직은 내려갈 수가 없다”고 답했다.

긴 시간동안 함께 싸워온 동료 해고자들에 대해선 “공장 안 동료들도 말 못할 사정들이 많은 분들이다”며 “우리가 많이 아파본만큼 공장 안 동료들을 더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족들에게 “면목이 없지만 7년이란 긴 시간을 잘 마무리하는 과정으로 봐달라”며 “모두가 웃으며 끝내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역할(굴뚝농성)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가강사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처와 열살짜리 아들이 많이 보고싶지만, 가족을 생각하다보면 마음이 흐트러질까봐 일부러 가금씩만 전화통화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4시께 이 실장은 김 국장과 함께 굴뚝에 올랐다.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 이후 해고 노동자들이 공장 안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실장은 현재 60m 높이의 굴뚝 꼭대기에 도넛처럼 원형으로 둘러쳐진 폭 1m 남짓한 공간에서 살을 애는 듯한 추위를 이겨내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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