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자살 모녀 3~4개월전 숨진 듯…우울증 추정

포항 자살 모녀 3~4개월전 숨진 듯…우울증 추정

입력 2015-02-04 09:35
수정 2015-02-04 15: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경찰 “생활고 비관”에 유족 “아니다” 반박

이미지 확대
굳게 닫힌 아파트 대문
굳게 닫힌 아파트 대문 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대문이 굳게 닫혀 있다. 경찰은 이 집에 살던 모녀가 3~4개월전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60대·40대 모녀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주변 정황으로 미뤄 이들이 3~4개월 전에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3일 오후 8시께 포항시 남구의 S아파트 2층에 사는 A(66)씨와 큰딸 B(44)씨가 안방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A씨 둘째딸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들은 안방 장롱에 각각 목을 맨 상태였다. 시신은 부패해 말라가고 있었고 유서는 없었다.

식탁에는 밥, 국 등이 차려져 있었고 지갑에는 현금 15만원 가량이 들어 있었다.

최근 도시가스회사측이 3개월치 정도 밀린 가스요금 납부를 독촉하기 위해 이전에 요금을 낸 적이 있는 둘째딸에게 연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둘째딸은 “도시가스회사 측에서 연락을 받고 아파트에 가보니 어머니와 언니가 안방에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15년전 이혼한 뒤 울산에서 살다가 5년전 포항에 와 미혼인 큰딸과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울산의 집을 처분한 뒤 딸과 함께 포항으로 와 소형 아파트를 구입한 뒤 생활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시신이 부패한 정도와 도시가스 요금이 3개월 체납된 점으로 미뤄 숨진 지 3~4개월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시와 이웃주민들은 숨진 모녀가 이웃과 거의 교류가 없이 생활해 왔으며, 평소 수돗물 사용량이 많고 함께 다니며 궁핍하게 생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모녀는 직업없이 생활했지만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모녀가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유족들은 “생활고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경찰의 정확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어머니 A씨는 15년전 이혼한 후 울산에서 살다가 집 두채를 판 돈 1억7천만원을 갖고 5년전 포항으로 와 오천의 아파트를 2천500만원을 주고 사 큰 딸과 살았다는 것.

유족들은 “어머니가 평소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앓아온 큰딸과 함께 살았고 평소 딸이 잘못되면 함께 (저세상으로) 가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이미지 확대
2014년에 멈춰버린 수도검침표
2014년에 멈춰버린 수도검침표 4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앞에 지난 10월까지 사용량이 기록된 수도검침표가 붙어 있다. 경찰은 이 집에 살던 모녀가 3~4개월전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억원이 넘는 돈을 은행에 예금과 적금으로 넣어두고 이자로 생활하면서 모녀가 별 어려움없이 생활해 왔고 울산에 있는 작은딸과 사위도 잦은 왕래를 하진 않았지만 한두번 몇백만원씩 생활비를 보태주기도 했다는 것.

사위 김모(56)씨는 “잔고가 얼마가 있는지 당장은 알수 없지만 생활이 어려울 정도는 절대 아니다”며 “큰딸이 갈수록 병이 악화되자 부모로서 속이 많이 상하고 이를 보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주민들도 모녀가 평소 등산을 다니고 옷차림도 깔끔해 생활이 어렵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체로 외부와 단절한 채 집에서 단둘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포항시로부터 기초노령연금 20만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