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졸업장 등 93건 만들어줘
취업이나 은행대출, 예비군 훈련 입영 연기 등에 필요한 각종 증명서를 닥치는 대로 위조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종암경찰서는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졸업장 위조’, ‘초본 위조’ 등의 글을 올린 뒤 연락해 온 이들에게 가족관계·졸업증명서 등 93장을 위조해 준 이모(28)씨를 형법상 공·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이씨에게 문서 위조를 의뢰한 혐의(형법상 공·사문서 위조)로 김모(53·여)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년 동안 건당 30만~50만원씩 모두 25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포토샵으로 원본 문서의 이름과 숫자 등을 바꾸는 식으로 진위 구별이 어려운 위조 서류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에게 위조서류 제작을 부탁했다가 입건된 이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실업계고(현 특성화고) 출신인 A(29)씨는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인문계고 졸업생으로 속여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대기업 계열사에 지난해 7월 취업했다. 이씨는 예비군 훈련을 앞둔 친구 이모(28)씨에게 한의원에서 손목 치료를 받았다는 가짜 진단서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이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입한 대포폰으로 문서 위조를 의뢰받았다. 이씨는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았고 빚 독촉에 시달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02-04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