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숙박업소 성매매 단속 협조를” 호텔 “女손님 자주 온다고 신고하나”

경찰 “숙박업소 성매매 단속 협조를” 호텔 “女손님 자주 온다고 신고하나”

입력 2013-02-16 00:00
수정 2013-0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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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署, 성매매 근절 간담회

“저희도 답답해 죽겠습니다. 성매매 손님을 식별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으면 제발 만들어 주세요.” (A호텔 지배인)

“섹시한 여자가 남자를 바꿔 가며 호텔에 자주 드나든다고 해서 신고할 수는 없잖아요. 증거가 없는데….”(B특급호텔 지배인)

서울 강남구 관내 35개 관광호텔 지배인들이 15일 오후 강남경찰서에서 ‘성매매 고충’에 대해 털어놨다. 강남경찰서장 주재로 호텔 관계자와 강남구 공무원 등이 모인 간담회 자리였다. 처음으로 머리를 맞댄 50여명의 관계자들은 성매매를 주제로 한 시간 반가량 열띤 토론을 벌였다.

경찰은 일부 호텔 측의 미온적 태도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김종환 강남서 생활질서계장은 “유흥업소, 오피스텔에서 일어나는 윤락행위와 달리 ‘단속의 사각지대’인 호텔은 협조 없이는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지난해 관광호텔급 이상 숙박시설에서 성매매 사범 55명을, 모텔급에서 116명을 단속했다. 그러나 숨어 있는 성매매가 더 많다는 것이 경찰의 속내다. 특히 최근 성매매는 인터넷·모바일 메신저 등을 타고 특급호텔로 파고들어 단속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신고 등이 적다 보니 경찰이 스스로 매수자인 척하며 함정단속을 벌이는 일도 많다.

호텔 측은 억울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매매가 호텔 이미지를 망친다고 판단해 경찰 단속을 돕고 싶지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특급호텔의 총지배인은 “요즘엔 인터넷 호텔 사이트를 통해 예약하고 성매매하던데 그러면 신원조회조차 못한다”면서 “문 닫고 들어가면 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손님의 프라이버시권과 신고의 의무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많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4성급 호텔 관계자는 “증거가 없으면 속수무책인데 그렇다고 의심이 가는 사람 방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2-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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