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특별한 사람 되려고 택했어요”

“나만의 특별한 사람 되려고 택했어요”

입력 2013-02-06 00:00
수정 2013-02-0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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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명장 꿈꾸는 3남매의 ‘마이스터고 스토리’

“남들이랑 똑같은 길을 가면 똑같은 사람밖에 안 되니까요.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이 길을 택했어요.”

7일 충북 음성의 마이스터고인 충북반도체고 졸업식을 앞두고 있는 이지순(왼쪽·19)양은 18일이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고교 2학년 여름방학 직전에 이미 학교와 취업 약정을 맺은 SK 하이닉스에 취업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자들도 번듯한 직장을 얻기가 어렵다는 요즘 졸업도 하기 전에 일찌감치 대기업 입사가 결정된 지순양은 자신의 바람대로 특별한 사람에 한발 다가선 셈이다. 지순양은 이 학교 첫 졸업생이자 제1기 영마이스터다.

손재주가 좋은 지순양은 스스로 반도체 분야 마이스터고를 택했다. 어릴 적부터 장난감이든 시계든 손에 든 물건은 다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걸 좋아했고, 이 같은 소질을 살릴 수 있는 곳은 반도체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는 지순양이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줬다. 1학년 때는 교환학생으로 중국 쑤저우직업학교에 한 달간 다녀온 뒤 외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2학년 때부터 하루 한 시간씩 ‘반도체 영어’, ‘반도체 수학’ 수업을 듣고 하루 세 시간 이상 실제 반도체 공장과 똑같이 만든 실습실에서 생산과정을 배워 별도의 훈련과정 없이 바로 생산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기술력도 길렀다. 진정한 산업체 맞춤형 인재인 셈이다.

언니의 학교생활을 지켜본 동생 예담(가운데·17)양도 언니의 뒤를 따랐다. 예담양은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전공 과목을 가지고 나만의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예담양은 신약 개발 연구원의 꿈을 품고 재작년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의 바이오제약과에 입학했다. 두 누나 덕분에 막내 남동생 헌영(오른쪽·15)군도 마이스터고 진학을 꿈꾼다. 헌영군은 “큰누나를 보면서 대학을 가지 않아도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고, 고등학교 때부터 내 소질을 살릴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옥천중 3학년에 올라가는 헌영군은 충북에너지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남매를 향한 주변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특히 마이스터고 1기로 입학한 지순양의 친구들은 “그냥 인문계 가지 왜 공고에 가서 공순이가 되려고 하느냐”며 만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변 시선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세 남매의 부모는 남들보다 먼저 적성과 소질에 맞는 길을 찾을 수 있다며 격려했다. 지순양은 “동생들과 저까지 장차 나라에 보탬이 되는 기술 장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면서 “마이스터고 출신 가운데 최초로 박사 학위를 따서 진정한 반도체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2-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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