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에 밀려 화성갑→병으로 옮겨… 공천 경선 탈락한 뒤 친박계에 ‘앙심’

서청원에 밀려 화성갑→병으로 옮겨… 공천 경선 탈락한 뒤 친박계에 ‘앙심’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7-19 22:50
수정 2016-07-2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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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개입 정황’ 파문 재구성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핵심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수석으로부터 출마 지역구 변경을 종용받은 예비후보는 김성회 전 의원으로 밝혀졌다. 그는 왜 지금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하면서 친박계에 ‘복수’를 감행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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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전 의원
김성회 전 의원
2013년 8월 경기 화성갑의 고희선 전 새누리당 의원이 폐암으로 별세하면서 그해 10월 30일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이 지역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김 전 의원과 친박연대 공천헌금 파동으로 옥살이를 한 뒤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던 서청원 의원이 맞붙었다. 공천 막판 김 전 의원의 양보로 서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김 전 의원은 선거 두 달 뒤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보은 인사’ 논란이 뒤따랐고, 서 의원이 김 전 의원의 20대 총선 공천을 약속했다는 설도 나돌았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난방공사 사장직을 던진 뒤 올해 1월 화성갑 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은 다시 공천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친박계의 전화 회유는 이 시기(1월 말쯤으로 추정)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녹취록에서 최·윤 의원의 “옆 지역구로 옮기라는 게 대통령의 뜻이다. 친박 브랜드로 도와주겠다”는 발언이 “서 의원과 겨루지 말라”는 압박이었던 셈이다. “빨리 전화해서 사과드리라”는 최 의원의 말도 김 전 의원의 경쟁자가 ‘큰형님’인 서 의원임을 짐작게 한다.

김 전 의원은 이들의 말을 굳게 믿고 지난 2월 초 화성을로 출마지를 옮겼다. 이어 2월 말 선거구 획정 결과 ‘화성병’이 신설되자 다시 화성병으로 옮겨 공천 신청을 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우호태 전 화성시장에게 경선에서 패배해 낙천했다. 한 여권 인사는 “김 전 의원이 공천 탈락 후 친박계에 ‘앙심’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도 19일 “김 전 의원과 공천 과정에서 통화를 했는데, 본인이 전화로 그런 겁박을 받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역구를 옮겼다는 말을 했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8·9 전당대회를 3주 앞둔 시점에 ‘공천 개입’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 서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막으려는 비박계의 ‘작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육군사관학교 럭비부 주장 출신으로 기골이 장대하다. 그는 2010년 12월 한나라당의 예산안 단독 처리로 벌어진 몸싸움 과정에서 강기정 당시 민주당 의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해 ‘핵펀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6-07-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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