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후 PK표심 속내 들여다보니…

안철수 사퇴후 PK표심 속내 들여다보니…

입력 2012-11-28 00:00
수정 2012-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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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정수장학회 사죄 아쉬워” “文, 사람 좋은데 민주당이 영”

부산 출신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이후 부산·경남(PK)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2030’세대는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전통적 ‘표밭’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출신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향한 표심도 만만찮다. 여론조사에서 이미 30% 이상을 얻고 있어 박 후보를 위협하는 형국이다. “PK를 차지하는 자가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선의 승부처가 된 PK 민심을 직접 들어봤다.

부산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중구 자갈치시장의 민심은 혼전 그 자체였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정숙자(48·여)씨는 “박 후보가 오면 박 후보 지지한다고 했고, 문 후보가 왔을 땐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습니더.”라며 웃었다. 그는 “문인지 박인지 서로 생각이 다 다릅니더. 아직 (민심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지는 않아예.”라고 시장 내 민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내심 박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더.”라고 귀띔했다.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의미다.

문 후보의 지역구인 사상구 시민들은 대체로 “이명박 정부가 개판쳤지. 다 바까뿌라(바꿔라).”라며 정권 교체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화이트칼라 계층도 혼돈 속에 갇혀 있다. 금정구에서 금융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상훈(49)씨도 “문 후보는 사람은 좋은데 당이 별로 맘에 안 들어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흔들리는 속내를 드러냈다.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이들 가운데 “‘우리가 남이가’라는 심정에 새누리당에 대한 미운정을 못 버리겠다.”며 혼란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부산의 대표적 번화가인 부산진구 서면에서는 여전히 ‘안철수’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자신을 부산대생이라고 밝힌 유홍석(23)씨는 “호남의 안 전 후보 지지자 표심은 문 후보에게로, 영남은 박 후보에게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내놨다. 부산역에서 만난 김민정(22)씨는 “안 후보 사퇴 이후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지인들이 많이 늘어났다.”며 갈피를 잡지 못하는 20~30대의 표심을 대변했다.

부산일보와 관련된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산 시민들의 관심은 적지 않았다. 부산의 한 공기업에서 일하는 최수민(49)씨는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죄한다면 부산 시민들의 표심이 박 후보에게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부산 이외에 경남 민심은 부산과 미세한 차이가 느껴졌다. 창원시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만난 이정수(35·자영업)씨나 김근수(54·자영업)씨는 “창원에서 문 후보는 아직 멀었어.”라며 박 후보 지지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진주시에 사는 손미정(61·여·퇴임교사)씨는 “박 후보가 정치경험이 풍부하고 여성 최초의 후보자라는 점에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산청군 소재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최상준(42)씨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친구들은 문 후보를 지지하는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남해읍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정선혜(38·여)씨는 “시골에서는 나이가 많은 어른들이 무비판적으로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창원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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