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1등만 했던 나인데”… 특목고생의 눈물

[커버스토리-우울한 명품학군 아이들] “1등만 했던 나인데”… 특목고생의 눈물

입력 2012-04-21 00:00
수정 2012-04-21 00: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성적고민 외고생 시험지 훔치기도…내신경쟁 부담… 20~30명 전학

공부라면 내로라하는 특목고 학생의 스트레스는 만만찮다. 고교 입시부터 시작되는 치열한 경쟁과 성적 스트레스, 주위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에 억눌린 탓이다. 특히 중학교 때까지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던 대부분의 특목고생들은 입학 이후 밀려나는 등수에 스트레스를 받기 일쑤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집단이지만 순위가 매겨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패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청소년상담지원센터 측은 “반에서 20등 하는 학생이 30등으로 떨어졌을 때보다 1등이 2등이 됐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면서 “특히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등수 하락으로 충격을 받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H외고에서 발생한 시험지 도난 사건은 특목고생들이 겪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당시 2학년이었던 A(17)군은 밤늦은 시간에 교무실로 들어가 교사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기말고사 시험지를 복사했다. 범행은 오답까지 정답지의 모범 답안과 똑같이 적은 것을 이상하게 여긴 친구가 학교 측에 알리면서 발각됐다.

같은 학교 학생들은 “평소 전교 200등대였던 A군이 1학년 기말고사부터 전교 10등 안에 드는 등 성적이 수직 상승해 이전에도 시험지를 훔쳤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성실한 모범생이었던 A군의 비행은 본인 스스로와 부모, 주변에서 가해지는 ‘서울대에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A군은 퇴학 처분을 받았다.

극심한 내신 경쟁과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학교를 떠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시험지 도난 사고가 발생한 이 외고에서는 2010년에만 29명이 전학, 11명은 학업을 중단하고 검정고시 등의 길을 택했다.

학업 스트레스 못지않게 학생들을 압박하는 것은 가족들의 기대다. 특목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체로 자녀의 성적에 집착, 지나치게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지역 한 과학고에 재학 중인 최모(16)군은 해외 명문대에 진학하라는 부모의 강요 때문에 원형탈모증까지 생겼다.

최군은 “어릴 적부터 성적에 관심이 많았던 부모님은 내게 대학은 꼭 미국의 아이비리그로 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는 수학, 과학과 달리 영어에는 소질도 흥미도 없다.”면서 “영어 성적이 잘 안 나오자 비싼 과외까지 시켜 줬는데 그게 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일수록 성적 하락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사실은 연구 결과로도 입증됐다. 김영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이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학력이 우수한 고교 학생들의 성적 하락에 대한 감정척도는 남학생 3.25, 여학생 3.09로 일반고의 남학생 3.43, 여학생 3.38에 비해 낮았다. 수치가 높을수록 성적 저하 등 실패를 의연하게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학업 우수고 학생들일수록 성적이 떨어질 때 느끼는 스트레스와 자아 상실감이 더 크다는 결과다.

김 부연구위원은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김동현기자 sam@seoul.co.kr

김용호 서울시의원, ‘제1회 2025 서울 ESG 경영포럼’ 참석 축사…서울시 정책기조 실현 강조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의정활동하고 있는 김용호 시의원(국민의힘, 용산1)은 지난 18일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19층)에서 개최된 ‘제1회 2025 서울 ESG 경영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이번 포럼은 서울연구원이 주최하고, ‘신정부의 ESG 정책 기조와 서울시 ESG 경영 추진방향’을 주제로 ESG 경영 선도 도시 구현을 위한 정책 의제를 발굴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관·산·학·연·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울시 ESG 경영의 방향성과 과제를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포럼에는 김 의원을 비롯하여 서울연구원 오균 원장,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이이재 이사장, 지속가능경영학회 김영배 회장, ESG 콜로키움 김영림 의원대표(동작구의원), 서울시의회 박상혁 교육위원장과 장태용 행정자치위원장, 용산구의회 이미재·김송환 의원, 종로구의회 김하영 의원, 강동구의회 강유진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서강대학교 송민섭 교수,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 한국ESG평가원 손종원 대표, 국제사이버대학교 김수정 교수, 공기관 및 시민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기후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문제가 심
thumbnail - 김용호 서울시의원, ‘제1회 2025 서울 ESG 경영포럼’ 참석 축사…서울시 정책기조 실현 강조

2012-04-2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