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사 교육] 고교생 69% “한국전쟁은 북침”…무너지는 우리 청소년 역사인식

[위기의 한국사 교육] 고교생 69% “한국전쟁은 북침”…무너지는 우리 청소년 역사인식

입력 2013-06-11 00:00
수정 2013-06-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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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진학사 설문 조사

국내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한국전쟁을 ‘북침’으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서는 ‘안경’을 가장 먼저 떠올리거나,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등 근·현대사의 핵심적인 사건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서울신문이 입시전문업체인 진학사와 함께 최근 전국의 고등학생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일 내놓은 ‘2013년 청소년 역사인식’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49명)가 한국전쟁을 ‘북침’이라고 답했다.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6종 모두 한국전쟁의 발발 형태를 ‘남침’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북침(北侵)과 남침(南侵)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헷갈리거나 전쟁의 발발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고교생들은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단편적인 정보만을 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구 선생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하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대부분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운동’과 같은 개념을 연결하는 수준에 그쳤다. ‘도시락 폭탄’과 ‘손가락’, ‘도산’ 등 다른 독립운동가와 혼동하거나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분’이라는 황당한 답변도 나왔다. ‘민주화’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도 ‘잘은 모르지만 긍정적인 뜻’,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에서 나쁜 뜻으로 쓰는 말’로 답하는 등 뜻을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식민 지배를 찬양하는 등 그동안 사회적 합의를 통해 역사의 근간으로 여겨졌던 사실들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우리 역사를 외면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사의 근간 자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3-06-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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