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덴마크 여성 작가들, 양혜규가 되살리다

소외된 덴마크 여성 작가들, 양혜규가 되살리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22-03-22 15:39
수정 2022-03-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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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작가. 국제갤러리 제공
양혜규 작가. 국제갤러리 제공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대미술가 양혜규 작가가 덴마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오랜 시간 덴마크에서 소외된 여성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라 흥미롭다.

덴마크 국립미술관에서 7월까지 펼쳐지는 ‘양혜규: 이중 영혼’ 전시에서 양 작가는 50여점을 소개하는데, 이중 신작 조각은 그린란드계 덴마크 시각예술가 피아 아르케(1958~2007), 덴마크 조각가 소냐 펠로브 만코바(1911~1984)의 생을 재조명한다.

2018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볼프강 한 미술상’을 받는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양 작가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덴마크에서 전시를 연다고 했을 때 고민이 컸는데, 아르케와 만코바는 내가 정박할 수 있는 항구가 됐던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아르케는 북극해 연안 원주민 이누이트족을 소재로 그린란드를 향한 덴마크의 식민주의적 정책에 비판적인 작업을 했고, 프랑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만코바 역시 단일한 문화와 국가적인 틀에 갇히기를 거부한 인물이다.
‘양혜규: 이중 영혼’ 전시전경, 덴마크 국립미술관, 코펜하겐, 덴마크, 2022. 국제갤러리 제공
‘양혜규: 이중 영혼’ 전시전경, 덴마크 국립미술관, 코펜하겐, 덴마크, 2022. 국제갤러리 제공
양 작가는 “아르케와 만코바 모두 비주류적이고 소외된 생애를 살았지만,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며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작품들에 큰 감명을 받았고,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이들을 발굴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이누이트족과 이들을 다루는 덴마크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읽힐 수 있어 이번 전시를 앞두고 수많은 설득을 거쳐야 했다. 양 작가는 “조심스러웠지만, 오히려 덴마크 작가가 아니라서 이런 문제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술관이 결국 두 작가를 기리는 전시실을 별도로 설치하고 그들의 작품도 소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혜규, ‘행성계 신호진 – 황홀망’. 국제갤러리 제공
양혜규, ‘행성계 신호진 – 황홀망’. 국제갤러리 제공
양혜규 ‘열망 멜랑콜리 적색’(Yearning Melancholy Red). ‘비대칭적 평등’ 전시전경, 레드캣 아트센터, 로스앤젤레스, 미국, 2008. 국제갤러리 제공
양혜규 ‘열망 멜랑콜리 적색’(Yearning Melancholy Red). ‘비대칭적 평등’ 전시전경, 레드캣 아트센터, 로스앤젤레스, 미국, 2008. 국제갤러리 제공
양 작가는 다음 달 개막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단체전 ‘종잡을 수 없는 침묵’을 시작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립 미술관 3인전에 참여하고, 베를린의 바바라 빈 갤러리과 프랑스 파리 샹탈 크루젤 갤러리에서 개인전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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