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꽃미남’ 싱어송라이터 빅매치

미카
둘의 음악 색깔은 다르다. 미카는 데뷔 초 ‘프레디 머큐리를 능가하는 5옥타브 신인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탁월한 고음(가성)과 여심을 술렁이게 하는 귀여운 무대 매너와 퍼포먼스가 트레이드마크. 팝적인 색깔이 짙다. 반면 므라즈는 어쿠스틱 기타에 실린 진솔한 목소리와 시적인 가사에 강점이 있다.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지만 출발은 포크다.
미카는 든든한 우군이 있다. 17~18일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체조경기장, 수변무대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 자격이다. 페스티벌의 1일권(혹은 2일권) 티켓을 사면 미카 외에도 국내외 뮤지션의 공연에 흠뻑 취할수 있다.
‘팝 천재’로 불리는 레바논 태생의 영국 싱어송라이터 미카는 2011년 9월 단독공연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앙증맞고 귀여운 표정과 몸짓 때문에 소문이 무성했지만, 막상 지난해 그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여성팬 사이에서 “차라리 게이어서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2007년 데뷔했음에도 ‘위 아 골든’ ‘해피엔딩’ ‘레인’ ‘빅걸’ ‘그레이스켈리’ ‘롤리팝’ 등 히트곡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서울재즈페스티벌 주최측은 이례적으로 100분을 미카에게 맡겼다.
데뷔 60년을 훌쩍 넘긴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램지 루이스(78)도 17일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80여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그중 7장은 골드레코드를 기록했다. 그래미상도 1965년과 1966년, 1973년까지 세 차례나 받았다. 살아있는 전설이 이끄는 램지 루이스 일렉트릭 밴드는 그룹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리드보컬 필립 베일리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18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는 ‘쌀아저씨’로 통하는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다. 매니저도 없이 배낭 하나 달랑 들고 왔던 지난해 내한공연에 이어 두 번째다. 1990년대부터 밴드 활동을 하다가 소속사 간섭이 심해지자 그룹을 탈퇴하고 한동안 농사를 짓고, 거리공연을 했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2002년 발매된 솔로 데뷔앨범 ‘O’의 삽입곡 ‘블로어스 도터’가 2004년 영화 ‘클로저’에 삽입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윈튼 마샬리스가 발굴한 천재 트럼페터 로이 하그로브의 퀸텟(5인조·이하 18일), 노르웨이 출신 포크 듀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네덜란스 싱어송라이터 바우터 하멜(17~18일), 독일 싱어송라이터 막시밀리언 해커(17일) 등 단독 흥행이 가능한 뮤지션이 빼곡하게 라인업을 채우고 있다. 2일권 19만 4000원, 1일권 12만 1000원. 1544-1555.

제이슨 므라즈
2002년 데뷔한 므라즈는 2006년 펜타포트 락페스티벌을 통해 국내 음악팬에게 첫선을 보인 뒤 네 번이나 더 찾았다. 이번이 벌써 여섯 번째다. 특히, 지난해 춘천 남이섬에서 열린 레인보우 아일랜드 페스티벌은 국내에서 그의 위상을 여실히 증명했다. 같은 곳에서 열린 2011년 페스티벌의 두 배인 2만여명이 운집한 것. 빌보드 싱글차트에 무려 76주 동안 머문 히트곡 ‘아임 유어스’를 2만여명이 ‘떼창’하는 진풍경에 므라즈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므라즈는 “세계 어디든 한국보다 열정적인 관객은 없을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친한파 뮤지션답게 태극기의 건곤감리와 주경기장 이미지가 들어간 공연포스터 디자인에도 직접 참여했다. 주최 측에선 단독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조 브룩스와 정성하, 이디오테잎, 로이킴 등 오프닝공연만 네 팀을 올리는 등 서울재즈페스티벌에 맞불을 놓았다. 11만~13만 2000원. (02)332-3277.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3-05-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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