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모 믿지?… 조카와의 사랑 즐기며 했죠”

“숙모 믿지?… 조카와의 사랑 즐기며 했죠”

입력 2011-11-02 00:00
수정 2011-11-02 00:4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국립발레단 로미오와 줄리엣의 ‘마담 캐플릿’ 윤혜진

국립발레단의 발레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여운이 짙다. 지난달 27~30일 5차례 공연 동안 유료 객석점유율 98%를 기록했다. 주말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정통 클래식 발레가 아닌 모던 발레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인기에 한몫했다.

국립발레단 트위터에는 “지휘자가 춤추고 무용수가 연주했다.”는 등 격찬이 쏟아졌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독특한 캐릭터다. 대개 애정 스토리의 바탕에는 ‘오빠 믿지?’가 깔려 있다. 그런데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를 ‘누나 믿지?’로 뒤집었다. 사랑 앞에 두려움 없는 줄리엣이다.

이미지 확대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윤혜진. 머리를 짧게 깎아 미소년처럼 보인다. 성격도 털털해 누나, 언니보다 형, 오빠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웃는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윤혜진. 머리를 짧게 깎아 미소년처럼 보인다. 성격도 털털해 누나, 언니보다 형, 오빠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웃는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또 하나는 ‘숙모 믿지?’다. 줄리엣의 엄마(캐플릿)와 사촌오빠(티발트)를 은밀한 관계로 설정한 것.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아끼던 조카 티발트를 잃고 분노하는 캐플릿 부인이 단연 눈에 확 들어온다. ‘무대 위 카리스마란 이런 거다.’라고 온몸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귀족적이고 도도하면서도 은밀하고 섹시하기까지한 마담 캐플릿을 멋지게 소화해낸 윤혜진(31)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이제 막 공연이 끝났는데 2일부터 곧바로 ‘지젤’ 지방공연에 투입된단다. 지칠 법도 한데 쾌활한 모습이다.

→발목이 안 좋은 상태라고 들었다. 캐플릿이 도도한 캐릭터라 발목에 더 무리가 간 것 아닌가.

-모던 발레는 스토리에 맞춰 자연스럽게 연기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 편하다. 그런데 내일부터 또 공연하러 가야 해 큰일이다. 발목 치료도 받고 영화 보고 연애도 해야 하는데…. 하하.

→실제로 보니 키가 의외로 그렇게 크지 않다.

-170㎝다. 2001년에 국립발레단에 입단했는데, 그때만 해도 너무 커 상대역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은 다들 크니까….

→캐플릿 부인 캐릭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숙모 믿지?’다. 너무 세서 부담 됐을 것 같다.

-하하. 2008년 ‘신데렐라’ 때 못된 계모 역을 했다. 즐기면서 했는데 반응이 의외로 너무 좋았다. 아, 이거구나 싶었다. 2002년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때 군무를 했는데 그땐 줄리엣 한번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 안 한다. 내 캐릭터는 캐플릿이다. 신데렐라의 계모는 그냥 못됐지만 캐플릿은 도도하고 섹시하기까지하다. 내가 (발레극) ‘백조의 호수’에서 예쁘고 가녀린 척한다고 생각해 봐라. 손발이 오글거린다.

이미지 확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마담 캐플릿을 맡아 강한 카리스마를 보인 윤혜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마담 캐플릿을 맡아 강한 카리스마를 보인 윤혜진.
→캐릭터가 굳어지는 데 대한 부담감은 없나.

-(이런저런 주연을) 다 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내려놓을 수 있는 거 같다. 꼭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작품의 중심을 잡아주는, 강인한 솔로 캐릭터가 더 탐난다. 주역은 주역이니까 박수를 받을 때도 있지만, 솔로는 캐릭터를 정말 잘 살려냈을 때만 박수 받기 때문이다.

→아버지(원로배우 윤일봉)가 서운해하지 않나.

-솔직히 가장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다. 아무래도 딸이 예쁜 역 하길 바라지 않겠나. 줄리엣 엄마 역할이라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노역이냐?”하고 물으셨다. 노인 분장할까봐 걱정되신 모양이더라.

→윤혜진의 캐플릿과 김주원의 캐플릿은 상당히 달랐다. 베르니스의 지도는 어땠나(안무자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연인이자 모나코 몬테카를로발레단 주역 무용수인 베르니스 코피에테르가 이번 연기 지도를 맡았다. 국립발레단의 또 한명의 수석 무용수인 김주원은 세 차례 공연에서는 주인공 줄리엣, 두 차례 공연에서는 캐플릿 역을 맡았다).

-베르니스는 맞춤형 지도를 했다. 김주원에게는 우아한 캐플릿을, 내게는 강인한 캐플릿을 요구했다. “너의 스트롱한(강한) 면을 살리라.”고 끊임없이 주문했다. 자신은 무대에서 춤 출 때 스스로 대사를 지어내 읊는다며 팁도 알려줬다. 저도 그렇게 했다. (티발트를 죽인 로미오를 생각하며) 이 나쁜 놈 하면서…(웃음).

→섹시함도 중요했을 것 같다. 절제하지 못하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니까.

-맞다. 다리를 얼마나 노출할 것이냐를 두고도 의상팀과 고민했다. 너무 많이 보이면 천박하고, 너무 적게 보이면 덜 섹시하고. 귀족 부인이라 온몸을 쓰기보다는 조금만 움직여도 관객이 알아챌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눈빛으로 전달하려 했다.

→음악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정명훈의 연주, 무용수로서 어땠나.

-최고였다. 드라마틱한 감정 연기가 핵심인데, 춤 추기 전 음악이 시작될 때부터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까(코피에테르조차 “내가 무대에 올라 저 음악에 맞춰 춤추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앞으로도 드라마틱한 작품을 할 생각인가.

-춤뿐 아니라 연기가 함께 가는 작품, 그런 걸 해보고 싶다. 마이요 작품도 좋고 (체코 출신 안무가) 지리 킬리안 작품도 좋다. 안 그래도 마이요가 ‘백조의 호수’를 모던하게 재해석한다던데 (성사되면) 로트발트(오데트 공주를 백조로 만드는 악의 마법사)역을 꼭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똑같은 ‘백조의 호수’를 100번도 넘게 하면서 좀 다른 건 없나 푸념했는데 마이요도 같은 생각을 했나 보더라(웃음).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강동구 가래여울변 한강 산책로 조성 이어 자연친화 쉼터 조성 본격화

‘강동엄마’ 박춘선 시의원(강동3, 국민의힘)이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21일 미래한강본부 담당자들과 함께 강동구 가래여울 한강변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 산책로 조성 이후 변모된 현장을 살피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가래여울 한강변은 상수원보호구역이자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상당 기간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주민들이 산책하고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해 나가는 중이다. 이날 박 의원은 현장점검에서 새로 교체된 막구조 파고라와 산책로 주변 수목 정비 및 6월 1차 풀베기와 가지치기 작업 상황을 살펴보고, 이어서 7월 중 실시될 2차 풀베기 일정까지 꼼꼼히 챙겨봤다. 박 의원은 관계자들과 함께 장마로 훼손된 잔디와 생태교란식물 제거, 편의시설 보강 등 세부적인 관리 개선책을 논의하며 가래여울 한강변을 “방치된 공간에서 시민들이 사랑하는 쉼터로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적극 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두 가지 사업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7월부터 9월까지는 간이 피크닉장을 조성하여 ▲평의자 4~5개와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토사 유출을
thumbnail -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강동구 가래여울변 한강 산책로 조성 이어 자연친화 쉼터 조성 본격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11-02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