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사기범? 대만 대선 ‘태풍의 눈’ 떠오른 왕리창

스파이? 사기범? 대만 대선 ‘태풍의 눈’ 떠오른 왕리창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9-12-03 16:48
수정 2019-12-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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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위장해 대만 선거 개입” 폭로에 대만 정치판 ‘술렁’

호주 탐사방송‘60분’에 출연한 왕리창.호주 60minutes 제공
호주 탐사방송‘60분’에 출연한 왕리창.호주 60minutes 제공
내년 1월 11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중국 스파이를 자처하는 20대 청년이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그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 첩보당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재선을 막고자 조직적 선거 공작을 벌였다”고 털어놨기 때문이다.

3일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와 탐사방송 ‘60분’ 등은 “왕리창(26)이 중국 정부가 홍콩과 대만 등에서 벌인 공작 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호주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중국계 홍콩 회사로 위장한 정보기관에서 일했고 중국 여권과 홍콩 주민증, 한국 여권을 사용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왕리창이 2015년 홍콩 서점 주인 5명을 중국 본토로 납치하는 데 관여했고 지난해 8월 대만으로 건너가 차이 총통과 여당인 민진당을 낙선키려고 노력했다. 차이 총통의 경쟁자인 한궈위 국민당 후보에게 2000만 위안(약 33억원)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홍콩과 대만이 발칵 뒤집혔다. 왕리창이 근무했다는 창신투자공사의 샹신 총재가 간첩 혐의로 체포돼 대만에 억류됐다.

차이 총통은 2016년 1월 당선 뒤로 중국과의 갈등과 국정운영 미숙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민진당은 국민당에 참패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압박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한 차이 총통은 과거 자신의 실정으로 패배한 선거까지 ‘중국의 침투 공작’으로 물타기할 수 있게 돼 내년 대선이 한결 수월해졌다. 과거 우리나라 선거에서 북한이 도발하면 보수정권이 반사이익을 얻던 ‘북풍’, ‘총풍’과 비슷한 효과다.
안 그래도 홍콩 사태 여파로 지지율이 급락한 한 후보와 국민당은 왕리창의 폭로로 회복불능 치명상을 입었다. 한 후보는 “중국에서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의미있는 반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빈과일보가 발표한 대선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은 51%의 지지율로 한 후보(19%)을 세 배 가까이 앞서며 격차를 최대로 벌렸다.

일부 해외 매체는 그가 실제 스파이는 아닐 것으로 본다. 20대의 나이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그토록 중요한 공작을 모두 이끌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다. 대만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보통의 중국 스파이들은 군인 계급과 신분을 부여받는데, 왕리창은 그렇지 않았다. 직접 스파이 활동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면서 “호주 망명 심사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고자 과거 행적을 일부러 부풀렸다는 의혹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폭로된 시점도 석연치 않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를 코 앞에 두고 터졌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그는 2016년 허위 투자 프로젝트로 460만 위안을 가로채 징역형을 선고받고 도주하던 사기범”이라면서 “기껏해야 간첩 끄나풀에 불과한 청년을 두고 (서방매체들이) 기다렸다는 듯 반중 여론몰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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