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인치 프로피 디스크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IT매체인 더넥스트웹(TNW)가 미 회계 감사원 (GAO)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한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DOD)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핵 폭격기, 그리고 유조선 지원 항공기같은 미국의 핵 전력를 가동할 때, 선사 시대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미 회계감사원이 밝힌 보고서는 이어 미 국민들은 이 노후화된 기술을 유지하느라 연간 610억 달러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새로운 시스템에 들이는 비용보다 약 3배나 많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인 발레리 헨더슨 중령은 “간단히 말해서, 이 시스템이 아직도 작동하기때문에 사용하고 있다”고 AFP 통신에 설명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미 정부는 내년에 정보기술 서비스 예산으로 890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는데 이 IT예산의 상당액을 이 시스템의 작동와 유지보수에 사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아직 작동은 하지만 골칫덩어리가 있는데 바로 플로피 디스크로 작동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연 설명하자면, 미국이 핵무기 통제를 위해 사용하는 8인치 플로피 디스크는 메모리용량이 237.25KB인데 이는 대략 15초짜리 오디오를 저장하는 용량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그다지 비싸지않는 32 기가 바이트 메모리 카드는 저장용량이 8인치 플로피 디스크 13만개 이상이다. 13만개 필로피 디스크를 쌓아 놓는다면 높이가 200 미터 이상이 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미 정부가 이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핸더슨 대변인은 미 국방부가 이 플로피 드라이브를 2017년 말까지 안전한 디지털 기기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회계감사원의 보고서는 국방부가 2020년 말까지 시스템을 전면 교체할 계획이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미 연방 정부내에 값비싼 기기 전반에 걸쳐서 이러한 오래된 IT잔재들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미 재무부에는 개인 납세자와 세액 평가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담고 있는 개별 마스터 파일이 있는데, 이 파일은 정말로 구닥다리인 IBM의 메인 프레임에서만 작동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실행되도록 되어 있다.
더넥스트웹은 이때문에 미 정부내 IT분야에서 일할 생각을 한다면, 오래된 FORTRAN 프로그래밍 책을 내다버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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