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길 바랐겠지만...” 눈 의심케한 문구

“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길 바랐겠지만...” 눈 의심케한 문구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4-01 23:22
수정 2021-04-01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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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문 앞에 걸린 신입생 환영 문구/하버드대 홈페이지
하버드대 문 앞에 걸린 신입생 환영 문구/하버드대 홈페이지
하버드대 웹사이트 올라온 글
재학생 지적 받고 사과문
미국 하버드대가 아시아인을 겨냥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면서 웹사이트에 “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기를...”이란 부적절한 문구를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버드대는 재학생의 지적을 받은 뒤 내용을 수정하고 사과했다.

1일 미국 하버드대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의 학생 기자인 마테오 웡은 트위터를 통해 하버드대 상담 및 정신건강 서비스 사이트 내 ‘반(反) 아시아 인종 차별’ 페이지에 ‘당신은 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길 바랐겠지만, 당신의 조상들은 훨씬 더 나쁜 사건들을 겪어왔다는 걸 기억하라’고 적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트윗은 ‘좋아요’ 4만 7000여개를 받았고 8200여 차례 리트윗됐다.

웡은 “누가 정신건강 사이트에 이런 글을 적었는지 알려달라”며 “이 글이 인종차별을 몰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이유를 말해달라”고 했다.

이어 “(내 조상들이 나보다 나쁜 인종차별 사건을 겪었다는 사실이) 나에게 어떤 인종적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가, 아니 도대체 무슨 자부심을 가지란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수정된 이후의 하버드대 상담 및 정신건강 서비스 사이트 내 ‘반(反) 아시아 인종 차별’ 페이지
수정된 이후의 하버드대 상담 및 정신건강 서비스 사이트 내 ‘반(反) 아시아 인종 차별’ 페이지
웡이 비판 글을 올리고 약 5시간 뒤 하버드대 측은 항의를 받은 문구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앙 응우옌 하버드대 건강서비스(HUHS) 이사이자 의대 교수는 사과문에서 “최근 웹사이트에 게시된 일부 내용이 우리의 사명에 미치지 못했고 고통을 준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 제거된 문구들은 무감각하고 부적절한 내용이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포용적이고 편견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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