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출판사도 中압력에 꿇어 논문 내렸다

네이처 출판사도 中압력에 꿇어 논문 내렸다

입력 2017-11-02 12:27
수정 2017-11-0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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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티베트·인권 등 일부주제 논문접근 차단

독일의 세계 최대 의학, 과학 전문 출판사인 ‘스프링거 네이처’가 중국 시장을 상대로 한 자사 웹사이트에서 논문 접근을 대거 차단해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스프링거 네이처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 본토의 자사 사이트에서 대만, 티베트, 인권, 엘리트 정치 등 중국 공산당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를 다룬 일부 논문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의 발행사이기도 한 스프링거 네이처는 중국 본토에서 접근할 수 없는 자료는 자사 콘텐츠의 단 1%에 불과하다면서 “이러한 조치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우리 고객과 저자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차단된 논문이 최소 1천 건이라고 보도했고, WP는 수백 건 규모라고 전했다.

스프링거 네이처는 “이것은 편집과 관련된 검열이 아니며 우리가 전 세계 다른 곳에서 출판하거나 생산하는 내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중국 내에서 현지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취해진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012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래 보도 검열, 해외 언론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접속 차단 등 언론의 자유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특히 광대한 시장을 협상 카드 삼아 외국 기업들이 언론 자유와 관련한 당국의 엄격한 요구를 묵인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해외 학술지는 최근까지는 대규모 검열을 피할 수 있었다.

스프링거 네이처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학계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수익을 우선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호주 매쿼리대학 중국 학자 케빈 캐리코는 “스프링거의 검열은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스프링거의 성공은 저자들과 독자들 덕분인데, 양쪽 모두 속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검열 대상 중 하나인 스프링거 네이처의 학술지 ‘국제정치학’의 편집자인 학자 마이클 콕스는 “내 최우선 순위는 학문의 자유 원칙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이라면서 출판사 측에 중국 내 검열 정책을 재고하라고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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