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마중물 효과’ 개념 내가 엊그제 만들었다” 억지 주장

트럼프 “‘마중물 효과’ 개념 내가 엊그제 만들었다” 억지 주장

입력 2017-05-12 13:40
수정 2017-05-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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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들 “1930년대부터 쓰인 케인스 경제학 개념” 비웃어

가끔 황당한 주장으로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번에는 80년 넘게 쓰인 경제학 개념을 자신이 엊그제 만들었다는 주장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법인세를 현행 35%에서 15%로 낮추는 자신의 대규모 감세 정책을 옹호하면서 이것이 미 경제에 ‘마중물(priming the pump)’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마중물은 원래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 올리고자 위에서 붓는 물을 뜻한다. 경제학에서는 정부가 침체한 경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재정 지출 등으로 경제에 돈을 투입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 도중 느닷없이 마중물 개념을 자신이 생각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표현(마중물)을 전에 들어본 적이 있나. 나는 들어보지 못했다. 내 말은…. 내가 엊그제 그것을 생각해냈고, 아주 좋은 생각이다. 꼭 해야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SNS 등 온라인에서는 난리가 났다. 미국 안팎 언론들도 조소를 금치 못했다.

영국 BBC 방송은 “트럼프가 만든 신조어이기는커녕, 마중물은 1930년대부터 널리 쓰인 경제학 개념”이라며 위대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연관되는 이 용어를 함부로 쓰는 것을 꼬집었다.

권위 있는 영어 사전인 메리엄-웹스터 사전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부 지출 확대를 의미하는 ‘마중물’ 용어는 1933년 무렵부터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해 12월 연설은 물론 타임, 뉴욕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중물 정책이 미국의 현 경제 상황에 비춰볼 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마중물 정책은 자금 투입이 부족한 경기침체나 불황 시기에 사용하는 정책”이라며 실업률이 완전 고용에 가까운 4.4%를 기록하고, 공장 가동률도 매우 높은 미국의 현 경제 상황에 이러한 정책이 적절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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