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에 지친 호주 프로선수 출전 포기…인종차별 논란

야유에 지친 호주 프로선수 출전 포기…인종차별 논란

입력 2015-07-30 11:18
수정 2015-07-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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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인기 프로스포츠의 스타 선수가 약 2년간 공을 잡을 때마다 쏟아지는 야유를 견디지 못하고 경기 출전을 포기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호주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호주풋볼리그(AFL) 시드니 스완스 소속 애덤 구스(35)는 최근 복귀 시점을 밝히지 않은 채 이번 주말경기부터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스는 AFL 최우수 선수로 두 차례 뽑히고 원주민 선수로서는 AFL 사상 가장 많은 경기 출장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올해의 호주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동료와 함께 재단을 만들어 원주민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도록 지원하는 등 원주민 권리 옹호 활동에 적극 나서고 인종차별 행위를 비판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런 구스에게 상대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약 2년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도중 자신에게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한 10대 소녀를 향해 큰소리를 치며 대응한 것이다.

이후 구스가 공을 잡을 때마다 상대팀 응원단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2개월 전 득점을 한 구스가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원주민의 전통춤을 추자 상대 응원단의 야유는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팀 동료가 구스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구스의 골 뒤풀이를 흉내 내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고, 자신으로 인한 문제가 동료로 확산하자 구스의 경기 불참 선언이 뒤따랐다.

호주 원주민 사회는 일부 팬들의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총리 산하 원주민자문위원회의 워런 먼딘은 “더는 야유를 지켜볼 수 없는 지경이 됐다”며 힘을 합쳐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자하키 선수 출신 노바 페리스 연방 상원의원은 선수 시절 상대팀 선수가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악수마저 거부한 일이 종종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호주 인종차별위원회 팀 수포마산 위원장은 구스에 대한 야유가 “인종차별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의 입을 막으려는 개탄스러운 행위”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30일 보도했다.

구스는 경기 출전을 포기하고 나서 공개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데,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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