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문 “9월까지 모스크바 공항 머물경우 방러 취소할 듯”
미국 정보당국의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에 체류하고 있는 전 미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 문제로 9월로 예정됐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계획이 취소될 수도 있다고 러시아 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날 미국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스노든이 9월 초까지 계속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머물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계획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9월 5~6일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트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같은 달 3~4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별도의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의 독립 기념일을 맞아 오바마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면서 모스크바 러-미 정상회담 개최 희망을 거듭 전달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스노든이 모스크바 국제공항에 계속 머무는 한 오바마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찾을 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
코메르산트는 자체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이미 외교 채널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G20 불참 가능성을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 대신 조 바이든 부총리가 G20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버내딧 미핸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코메르산트에 오바마 대통령이 9월에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 도시는 거명하지 않았다.
G20이 열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모두 방문한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별도 정상회담은 취소하고 G20 정상회의에만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공보실장은 그러나 이 같은 관측들을 부인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러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측으로부터 스노든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홍콩에서 러시아로 피신한 스노든은 8일 현재 16일째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구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노든 문제는 그러잖아도 복잡한 러-미 관계의 새로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스노든 스스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그의 러시아 망명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미국 정부의 요청에도 그를 미국 측에 넘겨주진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노든은 앞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망명 조건으로 미국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러시아 망명 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한편 브라질 신문 오 글로보(O Globo)는 지난 6일 미국 정보당국이 개인 전화 통화 및 인터넷 교신 내용 도·감청을 벌인 국가 중에 러시아도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 당국의 우선 도청 대상 국가 중에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과 함께 러시아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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