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시인 장진성 BBC에 언급…영문판 회고록도 출간
“…물건을 판자도 / 물건을 산자도 / 남은 것은 목숨뿐인 / 평양의 시장…” (’베개’ 중)탈북 시인 장진성 씨는 북한 주민의 처절한 현실을 이렇게 표현했다.
장 씨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북한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 작가로 활동하다가 지난 2004년 탈북한 인물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장 씨가 국내에서 출간한 회고록 ‘시를 품고 강을 넘다’가 내년 봄 영문판으로 출간된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번역가 셜리 리가 번역을 맡고, 출판사 랜덤하우스가 출간한다.
장 씨는 북한에 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대면할 정도로 특별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에는 장 씨가 김 위원장을 만난 일화와 탈북 과정, 북한 주민의 가난한 삶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앞서 그는 지난 1월 B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을 때 “감정이 격앙됐지만 직접 만난 김정일은 내가 세뇌당한 이미지와는 매우 다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당시 장 씨는 김 위원장으로부터 1만1천달러(약 1천200만 원)짜리 명품 롤렉스 시계를 선물받고, 이른바 ‘신성한 면책 특권’(sacred immunity)도 부여받았다. 이 특권을 받으면 어떠한 죄를 짓더라도 면책된다.
김 위원장을 두 번째 만났을 때에는 “같이 공연을 보는 내내 김정일이 눈물을 흘렸다”면서 “마치 한 인간,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표현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장 씨는 직접 북한 주민의 가난한 현실을 목격하면서 느낀 괴리감을 견딜 수 없어 탈북을 결심했다. 그가 북한의 실상을 소재로 쓴 시 노트 2권을 챙겨왔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장 씨는 자신의 회고록이 북한 정권에 맞설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이 책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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