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 이슬람 반군 카펫·설탕 사재기 왜

말리 이슬람 반군 카펫·설탕 사재기 왜

입력 2013-02-23 00:00
수정 2013-02-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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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피하는 법’ 지침서 모방… 위장 노려

프랑스군과 정부군의 합동 공격에 밀려 말리 팀북투에서 퇴각한 이슬람 반군들이 마지막으로 한 행동은 말리 북부의 시장에서 풀로 만든 카펫과 설탕을 사재기하는 것이었다고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군의 이 같은 기행은 한때 말리 북부를 장악했던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가 쓰던 건물에서 ‘드론(무인 공격기)을 피하는 22가지 방법’이라는 지침서 사본이 발견되면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드론 공격에 대비해 차량을 위장하는 방법을 소개한 이 지침서에는 전파교란장치 사용, 무선통신기 이용 중단 같은 상식적인 것부터 사막에서 자라는 풀을 엮어 만든 카펫으로 지붕 위장하기, 물과 설탕을 흙과 섞어 제조한 천연 페인트로 덧칠하기 같은 다소 엉뚱한 방법들도 포함돼 있다.

이 지침서는 오사마 빈 라덴이 피살된 지 한 달여 만인 2011년 6월 한 아랍어 웹사이트에 처음 등장했으며, 예멘의 AQIM 지휘사령관인 압달라 빈 무함마드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AP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대테러전에서 드론 사용 비율이 늘면서 테러 조직들이 이를 얼마나 위협적으로 느끼고 있는지 이 문건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멘 반군이 작성한 문건이 말리에서도 발견됐다는 것은 알카에다 간의 긴밀한 연락체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공군의 세드릭 레이턴 대령은 “반군들이 썼던 방법은 쓸데없고 멍청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꽤 효과적인 것”이라면서 “위급한 상황에서는 약간의 시간을 버는 게 매우 중요한 데 풀 카펫으로 차량을 가리는 것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2-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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