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토끼풀 팔찌/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토끼풀 팔찌/최광숙 논설위원

입력 2011-06-22 00:00
수정 2011-06-2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주말에 한강변을 걸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강아지와 함께 부지런히 걷는 사람, 아이들과 놀러 나온 가족들. 한가로운 풍경이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준다. 한강의 작은 밤섬도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과거 사람들이 살던 삶의 터전이었다는 사실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풀밭을 보니 토끼풀이 무성하다. 어릴 적에는 풀밭의 작은 풀 잎사귀들도 귀한 장난감으로 변신하곤 했다. 풀피리 만들어 불고, 토끼풀을 엮어 반지를 만들어 손가락을 장식했다. 좀 더 손재주가 있는 아이들은 토끼풀로 왕관을 만들어 머리에 쓰고 공주님인 양했다.

갑자기 남편이 뭘 만든다. 팔찌를 만들어 손목에 채워 준다. 생일선물이라며. 갑자기 좋다 말았다. 노래 한 대목이 떠오른다. “그대가 만들어준 꽃반지 끼고 다정히 손 잡고~” 예전에는 꽃반지 만들어 주는 남자가 낭만적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젠 생일선물로 토끼풀 팔찌나 채워 주는 남편, 로맨틱 가이로 보기에는 내가 너무 나이 들었나 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1-06-22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