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애플 인사이드/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

[글로벌 시대] 애플 인사이드/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

입력 2013-04-29 00:00
수정 2013-04-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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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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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사 수익의 70%는 휴대전화 부문에서 나오지만 이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세상을 뒤바꾼 아이폰이란 걸출한 혁신제품에 힘입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안다. 그런데 제품 개발 철학 등 애플의 기업운영 방식은 세간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애플은 고객이 자사 제품 사용법을 알기 위해 10분 이상을 보내면 그 제품은 실패작으로 판단한다. 사용하기 어려운 기능은 애초부터 제품에 적용하지 않거나, 그 기능을 이전의 개발 단계로 되돌려 발전시킨 뒤 적용한다.

제품은 디자인 스튜디오(Industrial Design Studio)에서 프로토타입 개발로 시작된다. 신제품 개발이 결정되면 팀이 만들어지고,이 팀은 창업팀과 같은 구조로 다른 팀과 철저히 분리해 보안을 유지한다. 제품 개발은 애플 신제품 프로세스(ANPP)에 따라 관리되며, 이 프로세스에는 일반 개발과 같이 책임자와 함께 개발 계획이 자세히 기술돼 있다. 다음 단계인 제조 개발에는 연구개발(R&D) 임원과 글로벌 제조생산 임원이 팀을 이뤄 생산개발체계로 들어간다. 단, R&D 임원에게 결정권이 우선돼 제조생산 담당 임원은 언제나 그의 통제를 받는다. 제품의 개발과 제조 단계에서 새로운 아이디어 적용을 가장 중요시하는 애플의 문화 특성이 나타난다.

애플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개발 과정이다. 많은 회사가 제품의 개발 과정에 들어가는 예산을 정해 놓고 R&D를 예산 범위에 맞춰 시작하는 반면, 애플은 비용과 관계 없이 이상적인 디자인을 먼저 선정하고 여기에 제조 공정과 가격을 맞춘다. 좋은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제조 공법과 생산 기술은 여기에 따라서 언제나 개선돼 적용시킬 수 있다는 R&D 철학이 개발자의 머릿속에 확실히 녹아 있다. 이런 문화 때문에 애플은 IBM, 마이크로소프트도 못했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융합시킨 고도의 기술을 처음으로 보유할 수 있었다. 이는 개발자의 일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No”라고 답하거나, 잘못됐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상사 앞에서 “Yes”라고 해놓고 나중에 고민하고 변경하려는 동양문화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이 방식은 개발비를 줄이고 고가의 수익을 올리는 근원이 됐다. 이런 문화는 개발뿐 아니라 제품 관리, 마케팅, 판매, 광고 등 모든 운영에 반영돼 있다.

애플에는 유명한 패키징 연구실이 있다. 제품을 쉽게 포장하고 누구나 포장을 뜯어내 사용하는 단계까지를 연구하는 곳으로, 디자인을 수백 번 바꾸고 테스트한다. 애플 제품을 누구나 쉽게 사용하게 하는 문화가 이곳에서도 발견된다. 주목되는 것은 이 패키징 연구실이 마케팅팀에 소속돼 있다는 사실이다. 마케팅팀은 마케팅 전략을 새 제품 포장에 맞춰 진행시키고 광고 활동도 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뤄진다.

애플은 시장 조사에는 예산을 많이 쓰지 않는다. 이 비결은 평소 전용 스토어 직원들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의견을 잘 듣고 보고하는 일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수백개의 전용 스토어를 통해 방문 고객의 제품 사용 스타일을 관찰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요구 및 개선 사항을 얻고 있다. 이 정보는 상세히 분석이 돼 곧바로 경영에 반영된다. 우리나라 기업도 창조성을 발휘해 새로운 니치시장(틈새시장)을 점령한 애플의 워킹스마트 방식을 관찰하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2013-04-29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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