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피자 배달로 직원 격려…은행권서 확산

깜짝 피자 배달로 직원 격려…은행권서 확산

입력 2015-06-21 16:07
수정 2015-06-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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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화창해 나들이하기에 딱 좋았던 5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4시께 NH투자증권 여의도 건물.

이 회사 IT부서 직원 170여 명은 주말임에도 쉬지 못하고 일에 매달리고 있었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으로 출범한 NH투자증권 전산시스템 통합 작업을 서둘러야 했기 때문이다.

체질이 다른 두 회사의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일정표에 맞추려면 주말조차 쉴 수가 없었다.

한참 출출해지기 시작할 무렵 갑자기 배달원들이 피자 50여 판을 들고 들이닥쳤다.

피자가 풍기는 냄새에 군침을 삼킨 직원들은 잠시 일손을 멈춘 채 “도대체 이 많은 피자를 누가 시킨 거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보낸 사람이 누군지는 배달원들 입을 통해 바로 확인됐다.

얼마 전 새로 취임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었다.

한 직원은 “출출한 시간에 먹을 것이 와서 좋기도 했지만 회장님께서 우리가 하는 일(전산통합작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고맙고 뿌듯하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작은 배려로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CEO(최고경영자)들의 ‘피자 경영’ 행보가 금융권에서 잇따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도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피자 경영’을 하고 있다.

고생하거나 공을 세운 직원이나 부서에 피자를 깜짝 배달시켜 서로 격려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윤 회장은 최근에는 징병대상자에게 발급하는 다목적 체크카드인 ‘나라사랑카드’ 입찰에서 낙찰자로 선정되는 데 공을 세운 부서 직원들에게 피자를 돌렸다.

작은 배려이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고 한다.

윤 회장은 “많지 않은 비용을 들여 큰 효과를 보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병호 하나은행장도 지난 4월 말 안심전환대출로 야근을 계속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 영업점에 피자를 배달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외환은행의 김한조 행장은 지점 행원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한 뒤 피자 2판을 보내주는 ‘CEO 다이렉트 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 잘하는 직원은 칭찬하고 격려가 필요한 직원에게는 은행장의 경험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시작됐다.

CEO가 보내주는 피자 한 판은 정식으로 어떤 포상을 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은행권 인사들의 얘기다.

”나도 회장님표 피자 한 조각을 먹어봐야지”라는 심리가 퍼지면서 자연스레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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