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우려에 정부는 “희박”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0%대에 그쳤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통계청이 3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올랐다. 지난해 12월(0.8%)에 이어 2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이다. 통계청은 올해부터 갑당 2000원 오른 담뱃값이 소비자물가를 0.58% 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본다. 담배값을 빼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2%라는 의미다.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다만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외부 충격을 뺀 장기적이고 기조적인 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2%대를 회복했다.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도 1년 전보다 2.3% 상승해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이는 지난 6개월 새 반 토막 난 유가 하락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지난달 가격 하락 품목이 석유류와 농산물 정도”라면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도 “원자재값과 농산물 가격 등 공급 측 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상승률이 둔화됐다”면서 “근원물가가 2%대를 회복한 것만 봐도 수요 측면의 물가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5-02-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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