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일요 예능, 자막 오남용…언어 파괴 심각>

<지상파 일요 예능, 자막 오남용…언어 파괴 심각>

입력 2013-07-10 00:00
수정 2013-07-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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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TV의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이 불필요한 외국어 자막 등으로 언어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속 방송언어특별위원회는 10일 KBS 2TV ‘해피선데이’, MBC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이상 6월2일 방송분)의 언어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불필요한 외래어·외국어와 은어 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출연자의 외래어·외국어 사용도 많았지만, 자막에서 언어 파괴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났다.

심의위는 특히 출연자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제작진이 마음대로 자막에 외래어·외국어를 사용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출연자의 말을 수정해 자막에 적어주고, 불필요한 외래어·외국어 사용을 줄이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외래어·외국어 자막으로는 ‘유리 멘탈·리얼 당황·셀프 얼차려’(MBC 일밤 - 진짜 사나이), ‘게임 클리어 미션으로·WOW·Lucky’(SBS 일요일이 좋다 - 런닝맨) 등이 있다.

’동네 야매(야미; 암거래)로 해서 이 지경’(KBS 해피선데이 - 맘마미아), ‘다시(육수) 국물을 낼 때’(맘마미아), ‘얘 졸리면 뗑깡(간질병) 부려’(MBC 일밤 - 아빠 어디 가) 등 일본어 표현을 그대로 자막으로 표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를 2011년 조사와 비교하면 외래어·외국어 사용이 69개에서 163개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위는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이 개선되기는커녕 더 나빠졌다”고 판단했다.

또 ‘부럽’ , ‘수줍’, ‘해맑’, ‘아쉽’ 등 낱말의 일부만 자막으로 방송하거나 ‘ㅉㅉ’, ‘ㅋㅋ’, ‘ㅎㅎ’, ‘ㅠㅠ’ 등 자음과 모음만으로 감정을 나타내는 통신언어와 은어를 자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원샷 때리다’, ‘빡세다’, ‘돌아버리다’ 등 비속어나 잘못된 표현을 수정 없이 자막으로 옮기고, 일관성 없는 띄어쓰기 오류도 다수 발견됐다.

심의위는 “자막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세심한 배려 없이 사용하면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뜨리고 시청자의 언어생활을 오도한다”며 “다양한 연령대가 함꼐 시청하는 주말 저녁 프로그램의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방송언어 순화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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