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전환에 물꼬텄다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 정규직 전환에 물꼬텄다

입력 2013-02-08 00:00
수정 2013-02-0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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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로 600명 신규 채용

“드디어 저도 사내하청 근로자가 아닌 현대차의 정식 직원이 됐습니다.”

현대차가 사내하청 근로자 600명의 정규직 채용을 시작하는 등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아직도 6800명에 이르는 하청 근로자 전원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비정규직 노조가 반발하고 있어 현대차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7일과 8일, 15일 사내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신규채용에서 합격한 600명을 차례로 발표한다. 이들은 오는 18일부로 정규직으로 신분이 변하게 된다. 6주간의 신입사원 교육을 수료한 후 오는 4월부터 울산과 아산, 전주 공장 생산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사내하청 근로자(약 6800명)의 80% 정도인 5394명이 지원한 이번 신규 채용은 서류 심사와 인성검사, 필기시험, 실무면접 순으로 시행됐다.

이번에 합격한 신모(36)씨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더니, 설을 앞두고 정말 좋은 일이 생겼다”면서 “모든 하청 근로자가 신규채용을 통해 정규직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합격자 정모(35·5공장)씨도 “10년을 하도급 업체에서 근무하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다”면서 “주위 동료의 축하 인사를 받다 보니 정규직이 된 것이 이제 실감이 난다”고 했다.

현대차 인사팀 관계자는 “사내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채용은 지원자의 조합 가입 여부, 성별, 나이 등에 따른 차별이나 불이익 없이 내부 인사규정에 따라 공평하게 진행했다”면서 “이번 600명을 포함해 올해 모두 1750명의 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사내하청 근로자 35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정규직 채용 규모를 놓고 비정규직 노조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용의 유연성 확보 등을 감안한다면 3500명의 정규직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회사의 경영이 어렵다고 임금을 삭감하거나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더는 정규직화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동계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9조 563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의 3% 정도인 연간 2800여억원이면 모든 하도급 근로자의 정규직화가 가능하다”면서 “현대차는 경영 안정화를 무기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2013-02-0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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