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사재기… 제분업계 속앓이

밀가루 사재기… 제분업계 속앓이

입력 2011-02-09 00:00
수정 2011-02-0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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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분업계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밀가루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 업체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밀가루 출고량은 전년 대비 업체별로 20~45% 늘었다. 설이 지난해보다 빠른 2월 초에 찾아온 영향도 있지만 조만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가수요 심리가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제분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새 밀가루 출고량은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지난해 7월 급등한 국제 원맥 시세가 국내 가격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에 1만t 정도 출고량이 늘어났다. 대한제분은 지난 1월 출고량이 5만 9500t으로 전년 동월(4만 7200t) 대비 23%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사재기의 주범은 대형식당이나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다. 제분업체마다 이들의 주문량을 소화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을 지경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밀가루 출고량이 업계 최고치인 전년 대비 45% 늘었다. 생산공장을 다 가동해 가까스로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밀가루의 출고가는 중력분 1㎏ 기준 980원. 2008년 4월 같은 제품이 1450원까지 오른 이후 지난해 1월 세 번째로 내린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국제 곡물가 파동이 일어났던 2008년 이후 30개월만에 최고점에 도달한 국제 시세에 맞춰 밀가루 제품 가격을 20% 정도 올려야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정책에 맞추느라 가격은 못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밀가루가 잘 팔리면 팔릴수록 적자폭은 늘어나고 그 증가 속도 또한 빨라지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1-02-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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